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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을 듣는 동시에 행동도 관찰하라

기사승인 2020.08.04  10:5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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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권홍 '중국, 중국인' ... 중국역사에서 보는 중국인의 처세술(21)

사람이 어떻게 발전해 나가는지를 알 수 있을까? 성격 특징과 언행을 보면 알 수 있다. 성격과 언행이 사람됨의 표현이다. 이른바 천성이란 운명이라고나 할까. 사람됨의 규칙이라 할 수 있다.

한고조(漢高祖)가 병이 들어 위급할 때 여후(呂后)가 곁에서 누가 승상이 되면 좋겠느냐고 묻자 답했다. “조참(曹參)이 좋소.” 조참 이후에는 누가 좋겠느냐고 묻자 유방이 답했다. “왕릉(王陵)이 좋소. 그런데 왕릉은 사람됨이 충실하고 무던하니 진평(陳平)이 그를 도울 수 있소. 진평은 지모가 뛰어나기는 하지만 혼자서는 큰일을 맡을 수 없소. 주발(周勃)은 너그럽고 후하며 진중하나 문화 수양이 부족하오. 그러나 유 씨 천하를 안정시킬 수 있는 사람은 주발이오. 그에게 태위(太威)를 맡겨 병권을 장악하도록 하시오.”

나중에 주발은 유방의 말대로 권력을 장악해 농단하던 여(呂) 씨 가족을 일거에 뿌리째 뽑아버리고 한나라 왕실을 구했다. 이것을 보면 유방은 사람 됨됨이를 꿰뚫어 보는 눈이 있어 사람의 능력을 잘 알았다고 할 수 있다.

사람마다 각각 다른 가치 취향이 있다. 언행을 보면 다소 편중되는 점을 발견할 수 있다. 권력이나 계책과 같은 것을 이야기하길 즐기는 사람은 분명 다른 사람을 설득하기를 좋아한다. 자연을 이야기하고 허정무위(虛靜無爲)를 숭상하는 사람은 십중팔구 공명에 무심하다. 입을 열면 천하대세를 이야기하고 공정함을 추구하는 사람은 분명 공훈을 세우고 업적 쌓기를 바란다. 이것은 모두 현상으로 본질을 보는 기본적인 근거다.

그러나 현실 속에서 현상은 어떤 때에는 진실 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말과 생각이 다르고 겉과 속이 다른 사람이 많고도 많다. 거짓 형상을 만들어 다른 사람을 미혹시키길 좋아한다. 예를 들어보자. 경전 중의 어구나 고사를 인용하면서 말이나 행동이 하나하나 사리에 들어맞는 듯하지만 실제로는 자신을 가리기 위하여 근거를 찾아내는 사람일 경우가 있다. 자신은 정직하다고 표방하지만 바람을 보아 돛을 조종하듯이 정세 변천에 눈치를 보며 행동하는 사람도 있다. 누구에게나 두루 곱게 보이는 방법으로 처세하는 사람이다. 팔방미인이라고나 할까. 입만 열면 말로는 자신은 청렴결백하다하면서 실제로는 끝없이 욕심을 부리는 사람도 있다. 자신은 얼마나 인자한지를 강조하지만 실제로는 사람의 도리에 어긋나는 일을 서슴없이 저지르는 사람도 있다. 거짓으로 진실을 숨기는 속임수를 써서 진상을 은폐하는 일들이다.

밖으로 표현하는 언행을 보면 사람의 본질을 판단할 수는 있지만 반드시 그 말도 듣고 행동도 살펴야 한다. 사람의 내면세계를 깊이 살펴 사람을 판단하고 행동을 살펴 인물 됨됨이를 알아야 한다. 그러고서 행동하여야 한다.

   

제갈량(諸葛亮)이 썼다고 전해오는 『심서(心書)』를 보면 부하를 이해하는 방법을 7가지로 귀납해 놓았다.

첫째, 멀리 하는 방법으로 옳고 그름을 물어 상대의 뜻을 본다.
둘째, 격렬한 언사로 상대를 격노하게 한 후 도량과 응변 능력을 살핀다.
셋째, 계획과 책략을 자문해 상대의 식견을 관찰한다.
넷째, 재난이 도래했다고 알려주고 상대의 담력과 식견, 용기를 살핀다.
다섯째, 술을 마시는 기회를 이용해 대취하게 만들어 상대의 본성과 수양을 살핀다.
여섯째, 이익을 주면서 상대를 유혹해 청렴결백한지를 살핀다.
일곱째, 어떤 일을 상대에게 해결하도록 주고 믿을 수 있는지를 살핀다.

춘추시대 후기에 노(魯)나라 대부 후성자(郈成子)가 진(晉)나라와 화친하려고 진나라를 방문하였다. 그가 위(衛)나라를 지나갈 때 위나라 대부 우재(右宰) 곡신(谷臣)이 잠시 머물고 가라며 초청해 집안잔치를 벌여 환대하였다. 연회에서 집안사람들은 흥을 돋우었지만 우재 곡신은 기뻐하는 얼굴색이 하나도 없었다. 연회가 끝날 무렵 우재 곡신은 후성자에게 선물로 옥벽을 하나 건네주었다.

후성자가 진나라에서 돌아오면서 위나라를 지나갈 때 우재 곡신에게 작별 인사를 하지 않았다. 시종이 물었다. “올 때에는 우제 곡신이 그렇게나 성대하게 어르신을 초대해 접대했는데 지금 돌아가는 길인데 어르신께서는 어째서 그에게 작별 인사를 하지 않으시는지요?”

후성자가 답했다. “그가 집안잔치를 벌여 나를 초대한 것은 나를 즐겁게 하려하였던 일이지만 즐거운 집안 분위기와는 다르게 자신은 즐거운 얼굴을 하지 않았네. 나에게 걱정거리가 있다는 것을 알려주려고 그랬던 것이네. 주연이 무르익었을 때 나에게 옥벽을 선물한 것은 나에게 기탁하려하였던 것이네. 이리 본다면 위나라에 변란이 생긴다는 말이 아닌가?”

그들이 위나라를 벗어나 30리 쯤 떨어진 곳에서 위나라에 ‘영희의 난(寧喜之難)’이 발생했다는 소식이 들렸다. 당시 위나라는 영희가 권력을 휘두르고 있었다. 헌공(獻公)이 다른 대부들과 연합해 영희를 잡아다 죽이고 조정에 내걸어 본보기로 삼았다. 우제 곡신도 연루돼 죽임을 당했다.

그 소식을 들은 후 후성자는 곧바로 마차를 우제 곡신의 집 쪽으로 돌리게 한 후 그의 영전에 곡을 한 후 돌아갔다. 노나라로 돌아간 후 후성자는 사람을 보내 곡신의 처와 자식을 데려오게 하였다. 자신의 집을 나누어 주고 그들을 살게 했으며 매월 얼마 정도의 봉록을 나누어주어 부양하였다. 곡신의 아들이 성장하자 후성자는 예전에 받은 벽옥을 돌려주었다.

나중에 공자가 그 이야기를 듣고는 감탄하며 말했다. “지혜롭다는 쪽으로 본다면 우제 곡신이 뛰어나다. 방법을 강구함에 세밀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자식을 부탁하려고 재산을 건네줄 수 있는 사람이 후성자밖에 없음을 알았던 것이다!”

   

말도 듣고 행동도 관찰하는 방법은 다음을 포함한다 :
무엇을 가까이 하는 지를 봐 상대의 애호를 안다.

거처의 장식품을 관찰하면 상대의 친지와 친구들이 어떤 사람이고 포부가 어떤지를 대체적이나마 추정할 수 있다.

해결하기 어려운 일을 있거나 곤란에 처했을 때 무엇을 싫어하는지 혹은 어떤 것을 감히 하려고 하지 않는지, 나쁜 일을 하는지 안하는지를 보면 상대가 기개가 있는지 없는지를 알 수 있다.

기뻐할 때 자제력이 있는지 경망스럽지는 않는지를 살피면 상대의 기호가 무엇인지, 검소하고 소박한지를 알 수 있다.

화를 낼 때 고의로 상대를 노하게 만들어보면 상대가 앙심을 품는 사람인지 아닌지를 알 수 있다.

어떤 때에 슬퍼하는지를 살피면 상대의 자애로운 정도를 알 수 있다. 너그럽고 후하며 자애로운 사람은 다른 사람이 슬퍼할 때 같이 슬퍼해주기 때문이다.

어렵고 곤란한 상황에 처한 사람의 태도를 보면 그의 기개를 알 수 있다. 어떤 환경에 잘 적응하고 만족하는지를 알 수 있다.

결국, 말을 할 때 어투를 살펴보면 상대를 알 수 있다. 느슨하며 부드러운지. 얼굴색이 공경스러우면서도 아첨하는 빛이 없는지. 예를 차리고 말을 하는지. 스스로 자신의 부족한 부분을 주동적으로 표현하는지. 홀가분한 모습인지, 정중한지 않은지. 담백하고 솔직하며 편해하지는 않는지. 자신의 미덕을 과장하지는 않는지. 자신의 결점을 숨기지는 않는지. 도움이 되면 그것으로 기뻐하는지, 도움이 되지 않으면 그것 때문에 분노하거나 원망하지 않는지. 고요하고 차분하며 말수가 적은지. 신용을 잘 지키면서도 밖으로 자랑하거나 선전하지는 않는지. 어떤가? 소박한 사람, 믿음이 있는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알 수 있으신가? 그런 사람은 모두에게 유익하나니.

이와 반대로 호언장담하며 자신의 인품과 덕성, 재능을 뽐내거나 공리공론(탁상공론)을 끊임없이 늘어놓고 장광설을 늘어놓는다면? 타인을 비방하며 논한다면? 말을 할 때 오만한 기세로 남을 깔본다면? 말을 하면서 늘 우세를 점하려고 생각한다면? 자신의 부족함을 감추려고 온갖 방법을 동원하고, 고의로 자신의 무능함을 숨기려한다면? 이런 사람은 남에게 손해를 끼치고 자기의 이익만을 도모한다.

[인물]

○ 한고조(漢高祖): 유방(劉邦, BC256~BC195), 한(漢)나라 태조 고황제(高皇帝), 패풍읍(沛豊邑) 중양리(中陽里) 사람으로 한 왕조 개국 황제다. 중국인들은 역사상 걸출한 정치가, 탁월한 전략가 및 지휘관이라고 평한다.

○ 조참(曹參, ?~BC190), 자는 경백(敬伯), 패현(沛縣, 현 강소성 패현 서쪽) 사람, 서한 개국공신, 장수, 소하(蕭何) 뒤를 이은 한 왕조 제2대 상국(相國)이다. 역사에서는 조상국(曹相國)이라 부른다.

○ 후성자(郈成子), 춘추시대 사람으로 노나라 대부다. 이름은 척(瘠), 성자는 시호다.

 

 

 

 
▲ 이권홍 제주국제대 교수.

○ 『심서(心書)』「지인성(知人性)」(제갈량諸葛亮) : “사람을 아는 도리는 일곱이 있다 : 첫째, 옳고 그름을 물어 그 뜻을 본다. 둘째, 어려운 말을 해 그 변화를 본다. 셋째, 계략을 물어 그 식견을 본다. 넷째, 화복을 알려줘 그 용기를 본다. 다섯째, 술에 취하게 해 그 성품을 본다. 여섯째, 이익을 보게 해 그 청렴함을 본다. 일곱째, 일을 처리하는 기일을 정해줘서 그 믿음성을 본다.(知人之道有七焉:一曰,問之以是非而觀其志.二曰,窮之以辭辯而觀其變.三曰,資之以計謀而觀其識.四曰,告之以禍福而觀其勇.五曰,醉之以酒以觀其性.六曰,臨之以利以觀其廉.七曰,期之以事以觀其信.)

☞이권홍은?
=제주 출생. 한양대학교 중어중문학과를 나와 대만 국립정치대학교 중문학과에서 석·박사 학위를 받았다. 중국현대문학 전공으로 『선총원(沈從文) 소설연구』와 『자연의 아들(선총원 자서전)』,『한자풀이』,『제주관광 중국어회화』 등 다수의 저서·논문을 냈다. 현재 제주국제대학교 중국어문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이권홍 제주국제대 교수 lee@jej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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