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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들의 전쟁 ... '비풍초똥팔삼'의 비애

기사승인 2019.12.10  10:2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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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정태의 [퓨전제주무림(武林)(18)] 제이누리배 비무, 첫 승자는 경실거사

이번엔 총선무림입니다. 희룡공 진영, 제주 갑, 을, 서귀포 순서로 10여회 연재할 예정입니다. 이 소설에 나오는 상황, 대사 등은 상상력으로 꾸며낸 허구입니다. 오버액션도 빈번하게 사용했습니다. 현실감을 높이기 위해 실존인물도 등장시켰습니다. 조금만 관심을 갖고 들여다보십시오. 제주가 바뀌고, 한국이 바뀝니다. 4.15총선은 이미 시작됐습니다.[편집자 주] 
   

오돌토돌한 붉은 빛을 은은하게 내뿜었다. 48장. 희로애락이 겹겹이 쌓여 있었다. 두터운 방석 정중앙에 다소곳이 앉아 있었다. 꽃 화(花)자에 싸움 투(鬪)자를 쓴다고 했다.

무림 2019년 12월 10일, 제이누리도장 대련장이었다. 두루마기 방이 펼쳐졌다. 비무대회 출전자들의 시선이 꽂혔다.

‘밤일낮장, 낙장불입, 비풍초똥팔삼, 나가리(ながれ).’

아리따운 낭자의 목소리가 확성기를 통해 흘러나왔다.

“고스톱엔 우리네 인생승부사가 고스란히 녹아 있습니다. 밤일낮장으로 선을 정합니다. 낙장불입처럼 순간의 실수가 돌이킬 수 없는 결과를 초래 한다는 점을 명심하십시오.

비풍초똥팔삼이 있듯이 선택에도 우선순위가 있습니다. 비록 내가 먼저 버려질 패라도 서러워하거나 노여워하지 마십시오. 숙명입니다.

광박을 면하기 위해선 힘 있고 든든한 백(Back) 한 패는 있어야 합니다. 하찮게 보이는 피도 결코 무시해서는 안 됩니다. 단 한 표라도. 일단 열장만 확보하면 무섭게 세력을 불릴 수 있습니다. 파이브고(5Go)까지도.

무모한 모험은 반드시 대가를 치룰 수 있습니다. 독박처럼. 노자(老子)와 장자(莊子)는 무림인생을 허무라고 했습니다. 나가리처럼.

이번 비무에선 계급장 떼고 경합합니다. 야자타임 스타트!”

목소리 주인공은 제이누리방에서 큰 맘 먹고 36개월 할부로 산 인공지능(AI) 기자였다. 보도자료만 보고 쓰는 스트레이트기사 정도는 초단위로 생산하는 가공할 위력을 지녔다.

“상대의 첫 패와 다음 패를 기억하라”

연신 고개를 끄덕이던 8인의 무사들이 방석을 둘러싸고 무겁게 앉았다. 벌써부터 자신의 운명을 직감한 듯 눈시울이 붉어진 무사도 보였다. AI기자 한 마디 한 마디가 뼈에 사무쳤다.

민주당파에선 창일거사, 길현훈장, 희수거사, 자유한국당방에선 경실거사, 영진검, 자헌검, 바른미래방에선 성철검, 정의방에선 병수의생이 출전했다.(방, 나이 순)

모두들 떨리는 손으로 패 한 장씩을 집어 들었다. 선은 경실거사가 됐다. 가장 먼저 답변지를 보낸 덕을 본 것 같았다. 5시간 15분이란 초스피드.

경실거사는 패를 섞었다. 능수능란했다. 타짜가 분명했다. 한 몸인 듯 손에 착착 감겼다. 무사들 앞에 화투패가 주검처럼 깔렸다.

창일거사가 패를 들쳐보지도 않고 말했다.

“난 광(光) 팔고 운기조식이나 할게. 이번 달 20일 전후로 중대결심을 발표한다고 했잖아.”

예상이나 했다는 듯 아무도 그를 쳐다보지 않았다. 대련이 시작됐다. 고도의 심리전, 상대가 던진 첫 패와 다음 패를 기억하는 게 승리 포인트다. 두 패에 상대의 전략이 고스란히 담겨 있기 때문이다.

희수거사가 운기조식중인 창일거사와 경실거사를 번갈아 노려봤다.

“창일거사와 경실거사가 내 가장 강력한 경쟁자야. 4선 관록이 하루아침에 만들어지지는 않지. 내 생각으론 이번 총선비무에 출전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어. 경실거사는 제주시맹주를 지내며 행정무공을 수련했어.”

길현훈장은 창일거사와 자헌검을 바라봤다.

“이번 달 하순부터 내년 1월 초순에 정치무림 빅뱅이 일어날지 여부가 불확실해. 바른미래방 성철검과 정의방 병수의생이 출전하지만 통상 양방구도가 선거의 다반사야. 내가 특정 방에 입방한다든가 혹은 빅뱅이 오면 내 강력한 경쟁자가 달라질지도 몰라.”

경실검은 창일거사와 희수거사를 힐끗 쳐다봤다.

“창일거사는 4선, 희수거사는 도의회무림의원 의장 출신이어서 인지도가 정착 됐지. 그뿐인가. 집권방이란 어드밴티지도 있어.”

영진검은 팔짱을 낀 채 창일거사를 바라본 뒤 두리번거렸다. 불출전을 표명한 태석거사를 찾는 듯 했다.

“창일거사가 4선 현역 무림의원이어서 인지도에서 가장 앞서 있는 게 현실이야. 다선이라는 점을 단점이라고 지적하는 사람들도 있지. 출전이 기정사실화 된다면 강력한 힘을 가진 후보가 될 거야.”

자헌검은 창일거사를 잠시 쳐다보다 이내 고개를 돌려 경실거사를 뚫어지게 쳐다봤다.

“더불어민주방 지지율이 흔들리고 있지만 아직은 견고해. 자유한국방에 대한 비호감도가 여전히 높은 점도 창일거사 경쟁력을 떠받치고 있어. 경실거사는 보나마나 우리 방에 입방하겠지. 현역 무림의원들이 가장 견제하는 상대가 자치단체방 출신이야. 제주시방주를 지내며 우호세력이 형성된 것을 경계해야 해.”

‘진보분열’ 흔들기 패를 보여주며 병수의생이 말했다. 전략노출 위험성은 있어도, 승리하면 점수가 두 배가 되는 지형 흔들기였다.

“창일거사는 핵심 지지층 기반이 강하지. 지역구를 오래 하면서 쌓아 온 인지도 역시 높아. 하지만 그 모든 것 보다 경쟁력이 있는 이유는 집권방 소속이기 때문이야. 2순위 경쟁자는 그다지 드러나지 않아 모르겠어.”

성철검은 손거울을 꺼내 자신의 얼굴을 들여다보며 말했다.

“강력한 경쟁상대 1순위와 2순위 모두 나야. 20대총선비무 이후 활동성과를 바탕으로 선택을 받는 비무야. 누구보다 더 현장을 다녔어. 내가 얼마나 열심히 하느냐에 따라 승패가 갈릴 것이야.”

첫째 판 나가리, 둘째 판 승자 ‘경실거사’

승부가 끝났다. 첫째 판은 나가리였다. 6명의 무사가 1순위 경쟁자로 창일거사를 지목했다. 성철검만 본인을 선택했다. 창일거사는 광을 팔았기에, 성철검은 재치만점이었지만 자신을 선택했기에 비무규칙위반으로 무효가 됐다.

둘째 판 승자는 경실검이었다. 그는 불과 2표를 얻고도 의미 있는 첫 승을 얻었다. 1표 득표는 자헌검, 희수거사, 성철검이었다. 태석거사는 불출전 했지만 1표를 얻었다. 단 한 표도 받지 못한 무사는 창일거사, 길현훈장, 영진검, 병수의생이다.

제주시 한경면 저지리 출신인 경실거사. 9급부터 제주시맹주까지 40여년을 오로지 행정무공만 수련했다. 제주맹주였던 태환노사의 최측근 수하로 불리며 승승장구하다 근민노사가 집권하자 유배길에 오른 비운의 무사다. 무림 2016년, 희룡공의 간택을 받아 2년 임기 제주시 맹주를 지냈다.

   

고스톱 애호무림인은 이 표를 보면 단박에 안다. 누가 광박. 피박을 당할 처지인지, 죽어도 '고'를 부르다 독박을 쓸 무사도 보였다. 금기 1순위인 열 받아서 대사를 그를 칠 이도 보인다.

   
▲ 강정태

확성기에서 또 다시 아리따운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야자타임'은 아직 끝나지 않은 듯 했다.

“운칠기삼(運七技三)이라고 했다. 하늘이 내린 운이 70%의 승률을 정하니 승복해야 한다. 다음번엔 자유대련이다. 선방, 합종연횡, 마타도어 등 그 어떤 초식도 허용한다. 말 그대로 서바이벌 비무다. 무림 2019년 12월 17일, 본인의 필살기를 들고 제이누리도장에 다시 오면 된다." <다음편으로 이어집니다.>

강정태는? = 제주 출생. 제주대학교 사회학과를 나왔다. 저서로는 제주대 산업경제학과 대학원 재학시절, 김태보 지도교수와 함께 쓴 '제주경제의 도전과 과제(김태보 외 4인 공저)'가 있다. 제주투데이, 아주경제 등에서 기자생활을 하다 귀농, 조아농장(서귀포시 남원읍 수망리)에서 닭을 키우며 유정란을 생산하고 있다.

강정태 객원기자 kjtnews@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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