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선 이후 고발사태까지 빚으며 갈등.분열 양상을 보이고 있는 문대림.김우남 두 더불어민주당 제주지사 후보군이 새로운 국면으로 이동할 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문 예비후보 측이 "(갈등을 풀고자) 노력하고 있다"고 말해 성사 여부에 따라 6.13 지방선거의 판도 변화까지 예상된다.
문대림 예비후보는 9일 오후 1시 더불어민주당 제주도당사에서 열린 정권교체 1주년 및 지방선거 필승결의 기자회견에서 질의응답을 통해 지난 경선과정에서 불거진 김우남 전 예비후보와의 갈등을 풀기 위해 “모든 것을 열어놓고 다각적으로 접촉하고 있다”고 말했다.
문 예비후보는 “아직은 조심스럽지만 도민께서 걱정하는 부분들이 해소될 것이라는 희망을 가지고 있다”며 김우남 측과의 화해 가능성을 언급했다. 그러면서도 자세한 내용에 대해서는 “아직은 예민한 부분들이 있다. 추후 밝히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정작 김 전 예비후보와의 만남은 아직 성사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예민한 부분들이 남아 있다”며 “아직 대면하지는 못했다”고 설명했다. 반면 “다른 전 예비후보들 중 만나서 이야기를 나눈 사람은 있다”고 말했다.
문대림 예비후보와 김우남 전 예비후보의 민주당내 집안싸움은 지난 3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처음 바른미래당 측에서 제기했던 ‘유리의성’ 의혹에 대해 지난 3월14일 김우남 측 고유기 대변인이 기자회견을 갖고 “문대림 예비후보의 ‘유리의성’ 보유주식 관련 위법성 검증이 필요하다”고 공박하면서 갈등은 불거졌다.
문 예비후보는 이 지적에 대해 “정말 위법성의 문제가 있다면 법적으로 대응하라”고 맞섰다. 하지만 정작 법적 대응에 나선 것은 문대림 예비후보 측이었다.
문 예비후보 측과 김 전 예비후보 측의 ‘유리의성’ 공방이 치열해지던 와중에 김우남 측 고유기 대변인이 문 예비후보의 ‘송악산 투기’ 의혹을 제기하자 문 예비후보 측이 고유기 대변인을 검찰에 고발한 것이다.
문 예비후보 측과 김 전 예비후보 측의 싸움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민주당 경선을 하루 앞둔 지난달 12일 김 전 예비후보 측이 문 예비후보의 ‘부정선거운동’ 의혹을 제기한 것이다.
김우남 전 예비후보는 지난달 12일 당시 자신의 선거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더불어민주당 제주도당 7만여명의 당원명부가 유출됐다”며 문 예비후보가 이를 토대로 부정선거운동을 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그러면서 민주당 중앙당 선관위에 진상조사와 함께 경선 중단을 공식적으로 요청했다. 하지만 경선은 예정대로 이뤄졌다. 결과는 문대림 예비후보의 승리였다.
이후 문 예비후보는 지난달 20일 기자회견을 갖고 경쟁을 펼쳤던 후보들을 향해 “함께 하자”고 호소했다. “안타까운 마음에 이어졌던 잡음을 해소하겠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하지만 김우남 측은 이에 응하지 않았다. 문 예비후보가 기자회견을 가진지 1시간 후 김우남 전 예비후보 역시 기자회견을 갖고 “불공정한 경선 과정과 이를 통해 결정된 후보에게 승복할 수 없다”고 맞선 것이다.
김 예비후보 측은 이후 문 예비후보 측에 부정선거운동 의혹 공개검증을 제안했지만 문 예비후보 측은 이에 응하지 않았고 김 예비후보 측은 법률적 대응을 시사했다.
법률적 대응은 김우남 측 지지자들이 했다. 문 예비후보의 부정선거운동 의혹과 관련해서는 제주도당 당원 40명이 지난달 27일 제주도당과 3개 지역위원회를 검찰에 고발한 것이다. 이들은 대부분 김우남 측의 지지자로 알려졌다.
제주도당과 3개 지역위원회 고발에 대해 이번에는 제주시갑 지역위원장과 제주시을 지역위원장인 강창일·오영훈 지역위원장이 유감을 표시하며 “이번 의혹 제기가 근거 없이 이뤄진 것으로 확인될 경우 무고에 대한 사법적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경고를 하고 나섰다.
민주당 제주도당은 이렇듯 경선 전과정에서 내부 갈등의 골이 깊어지는 모습만을 보여줬다.
문대림 예비후보가 시도하는 갈등해소 노력이 성사될 지 여부가 주목되고 있다. 선거판의 향방을 추론할 가늠자가 되고 있다. [제이누리=고원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