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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체부 타당성 평가서 세 차례 부적정 ... 제주도, 사업 재추진 여부 검토

 

제주도가 중광(重光·1934~2002·속명 고창률) 스님의 작품 400여점을 기증받아 추진한 도립중광미술관 건립 사업이 수년째 진전을 보지 못하고 있다.

 

미술관 건립이 사실상 멈춰선 가운데 기증받은 작품 432점도 수년째 수장고에 보관돼 있다. 제주도가 작품을 기증받은 이후 별도의 전시도 열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30일 제주도 등에 따르면 도는 2021년 7월 이호재 가나아트센터 회장으로부터 중광의 작품 432점을 기증받았다.

 

제주 출신인 중광은 1963년 통도사에서 출가한 뒤 시와 그림, 영화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한 예술가다. 고(故) 이외수 작가와 천상병 시인 등과 교류하며 1980년대부터 1990년대 중반까지 대중에게 이름을 알렸다.

 

제주도는 작품 기증을 계기로 제주시 한경면 저지문화지구에 중광의 작품을 전시·보존할 '제주도립 중광미술관' 건립을 추진했다.

 

당시 계획은 총사업비 50억원을 투입해 연면적 940㎡ 규모의 미술관을 조성하는 것으로, 전시실과 수장고 등을 갖출 예정이었다.

 

사업은 2021년 10월 행정안전부 중앙투자심사와 같은 해 12월 제주도의회 공유재산관리계획 심의 등을 거치며 속도를 내는 듯했다.

 

그러나 문화체육관광부의 공립미술관 설립 타당성 사전평가에서 잇따라 제동이 걸렸다.

 

제주도는 2022년 5월과 11월, 2023년 11월 등 모두 세 차례에 걸쳐 문체부 평가를 받았지만 모두 '부적정' 판단을 받았다.

 

문체부는 중광에 대한 대중적 인지도가 충분하지 않고 관련 연구자료 역시 부족하다는 점 등을 지적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정 작가의 이름을 내건 공공미술관을 건립하기에는 관련 기반이 충분하지 않다는 취지다.

 

지난해 '박물관 및 미술관 진흥법' 개정으로 공립미술관 설립 타당성 사전평가를 지방자치단체장이 자체적으로 진행할 수 있게 됐지만 사업 추진의 불확실성은 여전하다.

 

공립미술관 건립 과정에서 문체부와의 협의가 필요한 만큼 제주도가 자체 판단만으로 중광미술관 건립을 다시 추진하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사업이 장기간 표류하면서 기증 작품의 활용 문제도 남았다.

 

현재 기증받은 중광 작품 432점은 제주도립현대미술관 수장고에 보관돼 있다. 제주도는 2021년 작품을 기증받은 이후 현재까지 기증 작품을 활용한 전시를 한 차례도 열지 않았다.

 

제주도는 문체부 사전평가에서 지적된 사항의 보완 가능성과 재정 여건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사업 재추진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제주도 관계자는 "문체부 사전평가에서 나온 지적 사항의 보완 여부와 재정 여건 등을 고려해 사업 추진을 재검토할 방침"이라며 "미술관 건립 문제가 아직 해결되지 않아 전시 등의 계획도 수립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도내 문화계 한 관계자는 "미술관 건립을 위해서는 중광과 그의 작품세계에 대한 인지도를 높이는 작업도 필요하다"며 "기존 공공미술관 등을 활용해 중광의 작품을 먼저 선보이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라고 말했다. [제이누리=이기택 기자]

 

☞중광(重光·1934~2002·속명 고창률)=일본 오사카에서 태어났다. 어린 시절 원적지인 제주 북제주군 애월읍 가문동에서 생활하다 제주고등농림학교(현 제주고)를 중퇴하였다. 1960년 경남 양산시 통도사에서 출가하였다. 하지만 온갖 기행 등 이력으로 1979년 승적이 박탈되었다. 1977년 영국 왕립 아시아 학회에 초대되어 시를 낭송했는데 이 시가 바로 <나는 걸레>다. 그 시로 '걸레 스님'이란 별칭을 얻었다. 한국보다는 외국에서 더 유명하다. '한국의 피카소'로 불리기도 했다. 2002년 경기도 광주시에서 기거하던 벙어리 절간에서 입적했다. 입적 이후 승적이 회복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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