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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위 보고 못 걸러낸 결재 절차 ... 경찰 내부 견제·검증 시스템 도마

 

제주에서 실종신고를 허위로 종결한 혐의를 받는 경찰관이 문제가 된 두 사건 모두 112시스템에서 상급자 결재를 거쳐 종결한 것으로 확인됐다.

 

30일 경찰 등에 따르면 제주서부경찰서 소속 부 경장이 허위 종결한 것으로 조사된 장모(37)씨 실종 사건과 60대 남성 실종 사건은 모두 112시스템에서 상급자의 결재를 거쳐 종결됐다.

 

앞서 유재성 경찰청장 직무대행은 지난 24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담당 경찰관이 단독으로 실종 사건을 종결할 수 있는 시스템을 문제점으로 지목했다.

 

유 대행은 시스템 개선 전까지 팀장과 과장의 수기 결재를 받은 뒤 사건을 종결하도록 지시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실제 두 사건의 112 신고 종결 과정에서는 이미 상급자 결재가 이뤄졌던 것으로 파악됐다.

 

'112 치안종합상황실 운영 및 신고처리 규칙'에 따르면 현장 초동조치가 끝난 경우 확인된 사건의 진상과 처리 내용, 결과 등을 상세히 보고하도록 하고 있다.

 

특히 60대 남성 실종 사건에서는 상급자 결재가 허위 종결을 막지 못한 과정이 고스란히 드러났다.

 

지난달 2일 오후 6시2분께 60대 남성이 지난 6월28일 집을 나간 뒤 연락되지 않는다는 가족의 신고가 112에 접수됐다. 가족은 당시 남성의 극단적 선택 가능성까지 우려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부 경장은 신고를 접수한 뒤 남성의 휴대전화 위치를 조회했고 제주시 구좌읍 송당리 일대에서 위치가 확인됐다. 관할 지구대도 해당 지역을 수색했다.

 

하지만 부 경장은 같은 날 오후 11시22분께 실종자 프로파일링 시스템에서 '소재 발견'을 이유로 사건을 해제했다.

 

가족에게는 실종자가 경찰관과 만났지만 가족에게 자신의 위치를 알리지 말아 달라고 요청했다는 취지로 설명한 것으로 조사됐다. 그러나 실제로는 실종자의 안전을 직접 확인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이후 오후 11시38분께 112시스템에서도 상급자 결재를 거쳐 사건이 최종 종결됐다.

 

남성에 대한 수색은 장씨 실종신고 허위 종결 의혹이 불거진 뒤 재신고가 이뤄지면서 다시 시작됐다. 남성은 수색 다음 날 휴대전화 위치가 마지막으로 확인됐던 지역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장씨 사건 역시 비슷한 과정을 거쳤다.

 

부 경장은 지난 5월 장씨 실종신고를 처리하면서 장씨의 휴대전화 위치정보를 여러 차례 조회했지만 실제 통화하지 않은 상태에서 연락이 닿은 것처럼 사건을 처리한 혐의를 받고 있다.

 

실종자 프로파일링 시스템에는 장씨 사건과 관련해 '교통사고 사망' 코드가 입력돼 관련 기록이 삭제됐으며, 112시스템에서는 상급자 결재를 거쳐 신고가 종결됐다.

 

부 경장은 경찰 수사가 시작된 뒤 장씨 등 실종자들과 실제 통화했다는 취지의 주장을 이어갔지만 통화내역 등 객관적인 자료가 제시되자 최근 조사에서 실제 통화하지 않았다는 취지로 진술을 바꾼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두 사건 모두 담당 경찰관이 실종자의 안전을 직접 확인하지 않은 상태에서 사실과 다른 내용을 보고했음에도 상급자 결재 과정에서 걸러지지 않은 셈이다.

 

이에 따라 이번 사건의 문제를 단순히 '담당자가 혼자 종결할 수 있는 시스템'으로만 볼 수 있느냐는 지적도 나온다. 결재 절차의 유무보다 상급자가 종결 근거를 실제로 어떻게 확인했는지, 허위 보고를 검증할 장치가 있었는지가 핵심이라는 것이다.

 

경찰은 부 경장이 별다른 실익이 없어 보이는 실종 사건을 잇따라 허위 종결한 이유를 규명하는 데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

 

경찰은 부 경장을 상대로 프로파일러 면담을 여러 차례 진행했으며 면담 내용과 진술, 통화내역 등 객관적인 자료를 토대로 정확한 범행 동기와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제이누리=이기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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