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에서 실종된 장미란(37)씨의 행적을 확인할 핵심 단서로 꼽히던 실종지 인근 폐쇄회로(CC)TV 영상이 모두 삭제된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장씨의 최초 실종 신고 당시에는 영상이 남아 있었지만 경찰이 제때 확보하지 않으면서 보존기간 30일이 지나 자동 삭제된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이 제주도에 공식적으로 영상 열람을 요청한 것은 신고 접수 96일 뒤였다.
23일 한동훈 국회의원실이 제주도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장씨의 마지막 행적지인 제주시 한림읍 일대에 설치된 공공 CCTV는 모두 118대다. 방범용 CCTV 111대와 제주도 자치경찰단 교통정보센터가 운영하는 교통정보수집용 카메라 7대다.
그러나 현재 이들 CCTV에서 장씨의 실종 당시 행적을 확인할 수 있는 영상은 단 한 건도 남아 있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삭제된 영상은 장씨의 실종 추정일인 5월 13일을 전후해 5월 12일부터 20일까지 촬영된 분량이다. 해당 영상들은 6월 11일부터 19일 사이 차례로 삭제됐다.
제주도는 CCTV 영상 보존기간이 30일로 설정돼 있어 기간이 지나면서 자동으로 삭제됐다는 입장이다.
문제는 영상이 삭제되기 전까지 경찰이 이를 확보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장씨의 실종 신고가 처음 접수됐을 당시에는 해당 영상들이 모두 남아 있어 경찰이 수사에 착수했다면 확보가 가능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제주서부경찰서가 제주도에 장씨 관련 CCTV 영상 열람을 공식 요청한 것은 지난 19일이었다. 최초 실종 신고가 접수된 지 96일이 지난 뒤이자, 관련 CCTV 영상이 모두 삭제된 시점과 비교해도 61일이나 늦은 시점이다.
이에 따라 최초 신고를 담당한 경찰관의 사건 종결 처리로 수사가 지연되면서 장씨의 이동 경로를 확인할 수 있었던 핵심 자료까지 사라졌다는 비판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한동훈 의원은 "장씨의 소재를 가늠할 단서가 될 수 있는 CCTV가 경찰관의 종결 처리로 사라졌다"며 "최초 신고 당시 영상이 전부 보존돼 있어 충분히 확보할 수 있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사법 제도는 모든 수사관이 유능하고 성실하다는 전제 위에 설계된 것이 아니다"라며 "부실한 초동수사를 걸러낼 장치는 사라지고 그 대가는 피해자의 몫이 됐다"고 비판했다. [제이누리=이기택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