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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특별법 35년史(13)』 제주국제자유도시 육성의 명암(明暗)

제주특별자치도 출범 20년이다. 2006년 7월1일 출범한 특별자치도 제주는 대한민국의 제주를 향한 집념의 깃발이다. 그 이면엔 대한민국의 예인선이 되기를 바라는 '제주개발'의 성장사가 있다. 1991년 말 제주개발특별법이란 외피를 걸친 제주호의 항해가 시작된 지도 어언 35년이다. 법과 제도, 구조와 내용으로 제주를 만들어간 변천사를 이제 되짚어본다. 제주개발특별법 탄생에 관여했던 김승석 변호사가 그 일련의 역사를 정리한다. 중단없는 제주의 새로운 전진을 새 연재에서 모색해본다. / 편집자 주

 


2022년 11월1일 제주특별자치도는 2006년 7월 제주특별자치도 출범 후 2021년까지의 제주사회를 톺아볼 수 있는 경제 지표를 발표했다.

 

마치 몸 상태를 진단하는 혈압, 체온, 혈당수치처럼 제주경제의 흐름을 인구, 관광객 수, 예산규모, 재정자립도, 지역내 총생산(GRDP), 외국인 직접투자 등 다양한 지표로 제주경제의 발전 상태를 보여주고 있다. 다만 아래 [표]에 나타난 여러 주요 지표 가운데 실업률 또는 물가상승률 등의 데이터(거시경제지표)는 누락되었다.

 

[표]

 

 

2002년 4월1일 시행된 제주국제자유도시특별법에 근거하여 2003년 2월 확정·고시된 1차 제주국제자유도시종합계획(2002∽2011년)은 제주도를 국제적인 관광·휴양도시, 첨단지식산업도시 등의 복합적인 기능을 갖춘 국제자유도시로 육성·발전시키고자 했다. 그러나 중앙정부의 지원 부실과 제도 혁신의 미흡 등으로 복합형 제주국제자유도시 건설은 성숙 단계에 진입하지 못했다.

 

사정이 이러함에도 제주특별자치도는 지난 2013년 11월 28일 관광객 1,000만 명의 시대를 열었다. 20여 년간의 지속적 관광인프라 구축을 토대로 하여 유네스코 3관왕 타이틀(title) 획득과 세계 7대자연경관 선정, 저비용항공의 활성화, MICE산업에 대한 지속적인 육성 등에다 제주올레길 등의 독특한 섬 문화역사가 스며있는 콘텐츠(contents) 개발은 메가 투어(mega tourism) 시대의 도래를 알리는 전주곡이었다.

 

 

그러나 이러한 가시적이고 외형적인 성장에 비해 대다수 도민들은 고용창출 효과나 지역에 귀속되는 경제적 이익은 크지 않았다고 인식했다. 특히 2010년 무렵 외자유치가 중국 자본에 집중되면서 부동산 투기 우려가 높아졌고, 일각에서는 이러다가 제주가 중국 자본과 중국인 관광객들에게 예속되는 것 아니냐는 걱정까지 나왔다.

 

생태계의 보고이자 지하수 함양지대인 제주 중산간은 제주의 미래자산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매우 소중한 곳이다. 그러나 투자유치라는 미명 아래 조금씩 훼손되어 왔고 지금도 현재 진행형이다.

 

2012년 기준으로 중산간의 허파인 곶자왈 109㎢ 가운데 18.78%인 20.6㎢가 개발돼 곶자왈 지역 내 지형 및 지질의 원형이 파괴되고 천혜의 생태계 복원 능력이 상실된 것으로 나타났다.

 

제주국제자유도시종합계획 중 7대 선도 프로젝트, 핵심·전략프로젝트 사업 이외에 대규모 리조트 개발사업의 적지(適地)는 중산간의 곳자왈 지역이었고, 개발 사업자 측은 이런 곶자왈을 선호했고, 허가권자인 제주특별자치도는 제주특별법에서 정한 투자진흥지구 외에 국토계획법에 근거하여 중산간 지역을 개발진흥지구로 지정해서 관광·휴양 형 리조트시설을 설치할 수 있도록 규제를 풀었다(제주특별법 제243조 제11항, 동법 제51조 제3항 제1호 참조).

 

이와 같은 난(亂)개발의 배경 또는 원인은 어디에 있는 것일까. 법제도적 관점에서는 2009년 제주국제자유도시종합계획을 변경하면서 3개 단지, 20개 관광지구가 폐지돼 개별허가방식에 의한 관광개발을 허용하였기 때문으로 보인다.

 

구(舊) 제주도개발특별법에 근거하여 1994년 수립된 「제주도종합개발계획」에 의하면, 관광개발은 3개 단지와 20(27)개 관광지구 내에서만 허용하되 그 이외 절대(오름, 해안경승지 등) 및 상대보전지구(중산간), 특별관리지구에는 제아무리 관광수요가 급증하더라도 도의회의 동의 없이 개발할 수 없도록 원칙을 세웠다. 하지만 이런 개발 규제가 점차적으로 완화되기에 이르렀다.

 

1997 IMF사태 후에 제주사회는 1990년대 제주도개발특별법의 시대(=전자)에서 2000년 국제자유도시특별법의 시대(=후자)로 전환되었는바, 이 시대의 개발기조는 자유로운 투자를 위해 걸림돌이 되는 각종 규제를 혁파하거나 완화하겠다는 것이었다.

 

“전자”에서는 법제도적으로 개발의 수권(授權)이 제주도에 귀속되었으나, “후자”에서는 그 권한이 중앙정부와 제주도로 이분화 됐다. 특히 중앙정부의 대리인격인 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JDC)가 각종 개발사업 시행자로서의 역할과 기능을 수행하면서 제주의 가치 또는 정체성을 고려하기 보다는 국제적인 위락관광지 조성을 통해 ‘외화벌이’ 국부창출의 통로로 활용하려는 중앙정부의 숨겨진 의도가 엿보인다. 신화역사공원 조성사업에서 이런 면이 유감없이 드러났다.

 

제주국제자유도시 조성을 위한 7대 선도 프로젝트의 하나인 신화역사공원의 최초 개념은 제주의 신화․역사․생태적 가치를 살린 테마 공원을 조성하겠다는 것이었다. 그러함에도 우여곡절 끝에 2014년 11월27일자로 외자유치 촉진의 명분하에 신화역사공원 A지구에 외국인 전용카지노(1만683㎡) 시설이 가능하도록 그 조성사업변경이 이뤄졌다. 그 카지노 운영주체인 ‘리조트월드 제주’의 람정제주개발㈜-사업시행자 JDC-허가권자 제주특별자치도지사 3자간의 이해가 맞물리면서 거창한 계획 하에 곶자왈 140만평을 파헤친 신화역사공원은 마침내 변형되기에 이르렀다.

 

「2006. 제주국제자유도시 종합계획(보완)」에 따르면, 핵심 프로젝트(예, 영어교육도시사업, 헬스케어타운사업, 신화역사공원)와 전략프로젝트(예, 제2첨단과학기술단지, 쇼핑아울렛 개발) 모두 JDC가 주도적으로 추진하도록 하고 있으나, 위 종합계획은 최상위 계획이고, 법규적 효력을 가진 계획이므로 위 종합계획의 주요 내용을 변경할 경우에는 종합계획심의위원회의 심의와 도의회 동의절차를 거쳐야 한다. 그러함에도 그런 심의, 동의절차 없이 역사신화공원 조성사업 변경이 이루어진 것은 단적으로 난 개발 사례의 하나로 볼 수 있을 것이다.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제주국제자유도시의 성장기에 밝은 빛만이 비춘 것이 아니라 어두운 그림자가 함께 했음을 인식해야 할 것이다.

 

김승석은? = 제주불교신문 편집인이자 변호사다. 인터넷신문 <제주의 소리> 발행인 겸 대표, 제주도 정무부지사를 역임했다. 저서로는 대한문학 제53호 신인문학상을 받은 '나 홀로 명상'(2009년, 불광출판) 수상집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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