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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특별법 35년史(9)』 제주특별법 제정의 전야(前夜)

제주특별자치도 출범 20년이다. 2006년 7월1일 출범한 특별자치도 제주는 대한민국의 제주를 향한 집념의 깃발이다. 그 이면엔 대한민국의 예인선이 되기를 바라는 '제주개발'의 성장사가 있다. 1991년 말 제주개발특별법이란 외피를 걸친 제주호의 항해가 시작된 지도 어언 35년이다. 법과 제도, 구조와 내용으로 제주를 만들어간 변천사를 이제 되짚어본다. 제주개발특별법 탄생에 관여했던 김승석 변호사가 그 일련의 역사를 정리한다. 중단없는 제주의 새로운 전진을 새 연재에서 모색해본다. / 편집자 주
 

 

제주특별자치도 추진의 주무 부서인 행정자치부는 2005년 9월경부터 제주자치도의 설치 근거를 마련하고 그 지위와 사무를 법적으로 뒷받침하기 위한 약칭 제주특법법(안)의 작성에 착수한다. 그 요지는 이렇다.

 

중앙부처는 법률의 체계와 구성 내용을 검토한 결과, 특별자치도의 설치 부분과 국제자유도시 조성 부분을 분리하여 2개의 법률로 나누지 않고 하나의 법률로 규정하기로 방침을 정했다.

 

나아가 법안의 내용은 제주특별차지도 기본계획에 제시된 사항들을 토대로 하되 핵심 산업의 육성 부분은 현재 시행 중인 제주국제자유도시특별법에 규정된 내용들을 발전적으로 수용하기로 하였다.

 

다른 한편, 제주도 행정체제에 관한 사항은 「제주도 행정체제 등에 관한 특별법」(이하, ‘제주도행정체제특별법’이라 약칭함)을 따로 제정하여 규정하기로 하였다.

 

행정자치부는 관계 중앙부처와 제주도정, 열린우리당과 상시 협의하면서 쟁점 사항을 조정한 후, 새로 제정하는 법률의 명칭은 「제주특별자치도 설치 및 국제자유도시 조성을 위한 특별법」(이하, ‘제주특별법’이라 약칭함)의 시안을 작성하여 2005년 11월 4일 ‘제주도행정체제특별법(안)’, ‘지방자치법개정(안)’과 함께 행정자치부 장관의 명의로 입법예고(공고 제2005-189호)를 하였다.

 

입법 예고된 제주특별법(안)의 제정이유를 살펴보면, ‘제주특별자치도에 고도의 자치권을 부여함으로써 선진 분권 모델을 구축하고 실질적인 지방자치를 보장함과 아울러 규제완화와 국제적 기준의 제도 도입을 통하여 핵심 산업을 중점, 육성함으로써 제주특별자치도를 경쟁력 있는 국제자유도시로 발전시키겠다.’는 것이었다.

 

 

2005년 5월 20일 국무총리 주재 하에 관계 장관회의를 열어 확정된 ‘제주특별자치도 기본계획’을 토대로 제주특별법(안)의 골조가 완성됐기 때문에 기본계획에 제시된 사항들은 거의 그대로 이 법안에 수용됐다.

 

중앙의 주무부처는 2005년 7월27일자 제주도의 주민투표 결과를 수렴하여 제주특별법(안)의 일부 내용을 수정하고, 2005년 11월 21일 국무회의에 상정하였고, ‘제주도행정체제특별법(안)’, ‘지방자치법개정(안)’과 함께 심의·의결을 거쳐 대통령의 재가를 득함으로써 정부(안)으로 확정됐다.

 

“주민투표”란 지방자치단체의 폐치·분합 또는 주민에게 과도한 부담을 주거나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사항에 대하여 지방자치단체의 장이 실시하는 선거권이 있는 주민 전체의 의사를 묻는 투표를 말한다. 행정자치부 장관의 2005년 6월27일자 주민투표 요청에 의해 제주도는 기초자치단체의 폐치 등에 관한 도민여론 수렴을 위한 주민투표를 실시했다.

 

제주도는 2005년 7월 27일, 주민투표를 실시하여 제주도내 시·군을 폐지하여 제주도를 단일 광역자치제로 개편한다는 내용의 혁신안을 선택했다. 투표율은 36.7%(제주시 34.6, 서귀포시 34.2, 북제주군 42.2, 남제주군 40.1)이고, 개표결과는 투표자수 14만7656명 중 혁신안(시군폐지 및 道단일 광역자치제로 개편)이 8만2919명(57%), 점진안(시군 통폐합 없이 광역과 기초간 기능조정만 하는 안)이 6만2469명(43%)으로 집계됐다.

 

 

이 주민투표 실시와 관련하여, 제주시와 서귀포시, 남제주군은 2005년 7월8일  행정자치부 장관을 피청구인으로 하여 헌법재판소에 권한쟁의심판(2005헌라5호)을 청구했다.

 

헌법재판소는 2005년 12월22일 재판관 8:1의 의견으로 각하 결정을 했다. 그 심판의 의의와 여론의 추이를 요약하면 이렇다.

 

심판의 대상은, (주위적으로) 행정자치부 장관의 2005년 6월27일자 주민투표요구행위와 제주도지사의 주민투표발의공고행위가 청구인들의 자치권한을 침해하거나 주민투표법 제8조 제1항에 따른 주민투표실시권한을 침해하는지 또는 무효인지의 여부, (예비적으로) 위 투표실시요구와 투표 실시로 인해 제주도 내의 모든 기초지방자치단체가 폐치됨으로써 청구인들의 자치권한이 침해될 위험이 있는지의 여부이다.

 

헌법재판소의 결정은 <첫째> 지방자치단체의 폐치, 분합에 관한 주민투표는 법적 구속력이 있는 것이 아니라 국회에 입법 자료를 제공하는 기능에 불과하다는 것이고, <둘째> 주민투표 실시행위 자체만으로는 입법형성이 없는 한 자치권한의 현저한 침해 가능성이 없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위 헌재 결정 후, 제주도행정체제특별법이 의결되고 나서 제주시 등 3개 자치단체가 위 법률에 대하여 헌법소원을 제출한다는 언론 보도가 있었으나 그 결과를 확인하지 못해 여기서는 논외로 하겠다.

 

"제주특별자치도"는 제주도가 가진 지정학적, 사회적, 경제적 및 문화적인 다양한 측면에서의 특수한 독자성에 주목하여 선진적인 분권모델의 선도 지역으로 삼자는 구상에서 출발했다. 이를 법제도적으로 보장하기 위해 기초자치단체를 폐지하고, 도 단일의 광역자치단체 체제로 개편한 것인데, 이런 법제도가 지방자치에 관한 헌법의 본질적 내용을 침해하는 것은 아닌가에 대한 논란이 크게 일어났다.

 

우리 헌법은 지방자치를 보장하면서도, 지방자치권의 범위 내지 내용을 국회의 광범위한 형성에 맡겨 놓고 있다(헌법 제117조 및 제118조). 헌법이 보장하는 지방자치제도는 국회의 입법에 의해서 그 범위나 한계가 정해진다고 할 수 있다.

 

이처럼 입법자에게 광범위한 형성 권한을 줌으로써 국회의 법률 제·개정행위에 의하여 지방자치권의 본질적 내용이 침해될 위험이 상존한다. 그 쟁송은 현행법상 헌법재판소에 권한쟁의심판을 청구하는 것이 유일하다.

 

헌법재판소법 제66조 제1항은 “헌법재판소는 심판의 대상이 된 국가기관 또는 지방자치단체의 권한의 존부 또는 범위에 관하여 판단한다.”고 규정하고, 제2항은 “제1항의 경우에 헌법재판소는 권한침해의 원인이 된 피청구인의 처분을 취소하거나 그 무효를 확인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국회의 법률제정행위가 지방자치단체의 권한을 침해했다고 판단할 경우 헌법재판소법 제66조 제1항에 따라 법률제정행위의 위헌 또는 위법확인을 할 수 있다는 점에는 학설상 논란이 없다. <다음편으로 이어집니다.>

 

김승석은? = 제주불교신문 편집인이자 변호사다. 인터넷신문 <제주의 소리> 발행인 겸 대표, 제주도 정무부지사를 역임했다. 저서로는 대한문학 제53호 신인문학상을 받은 '나 홀로 명상'(2009년, 불광출판) 수상집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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