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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투자심사·중국 선사 협정·막대한 재정 부담 얽혀 ... 사업 향방에 관심

 

제주와 중국 칭다오를 잇는 국제 정기화물선 항로 사업이 민선 9기 제주도정 출범과 함께 중대기로에 섰다. 투자심사 누락 논란과 막대한 재정 부담이 불거진 가운데, 위성곤 제주도지사 당선인이 취임 직후 사업의 향방을 결정해야 하는 상황이다.

 

위성곤 당선인은 지난 24일 제주도지사직 인수위원회 기자간담회에서 제주~칭다오 항로와 관련해 "업무보고를 받아보니 선거 과정에서는 충분히 파악하지 못했던 중국과의 외교 관계 등 복잡한 절차적 문제가 있었다"며 "포괄적인 검토를 통해 이 문제를 어떻게 풀어갈지 살펴보겠다"고 밝혔다.

 

이어 "무엇보다 도민 전체의 이익이 되는 관점에서 접근하겠다"며 "현재 법제처가 투자심사를 진행하도록 결정했고 행정안전부를 통해 관련 절차가 진행되고 있다. 우선 심사 과정을 지켜보면서 관계 당국과 외교적 문제에 대해서도 협의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는 선거 과정에서 "폐지까지 검토할 수 있다"고 밝혔던 것과 비교하면 한층 신중한 입장으로 바뀐 것으로 해석된다. 사업의 경제성뿐 아니라 중국과의 협정과 계약 관계, 외교적 영향까지 종합적으로 고려해 판단하겠다는 의미다.

 

위 당선인은 이번 사업 추진 과정에 대해 제주도와 ,도의회 모두에게 책임이 있다는 입장도 밝혔다.

 

그는 "칭다오 항로 문제의 경우 의회가 보다 면밀히 분석했어야 했고, 행정 역시 충분히 검토하지 못한 측면이 있다"며 "행정과 의회 모두 일정 부분 책임이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는 업무 과정을 공개하고 사회적 논의를 바탕으로 도민과 함께 결정해 나가겠다"며 "중요한 외교 문제가 있음에도 내부적으로만 결정되는 시스템이 문제를 키운 측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제주~칭다오 국제 정기화물선 항로는 오영훈 도정이 제주항의 국제물류 기능을 강화하고 지역 기업의 물류비 절감 등을 목표로 추진한 사업이다. 오영훈 지사는 2023년 중국 칭다오를 방문해 항로 개설 필요성을 제시했고, 제주도는 당초 검토했던 국제여객선 대신 컨테이너 화물선 취항으로 방향을 전환해 산둥원양해운그룹과 신규 항로 개설 협정을 체결했다.

 

그러나 사업은 추진 초기부터 논란이 이어졌다. 지방재정법상 중앙투자심사를 거치지 않은 채 지난해 10월 제주도의회 동의를 받아 사업을 추진했고, 취항 허가 이전부터 시설과 인력을 투입하면서 준비 부족 지적도 제기됐다.

 

올해 초 행정안전부는 해당 사업이 지방재정법상 사전 투자심사 대상이라는 판단을 내렸고, 최근 법제처도 중국 선사의 손실을 보전하는 협정은 '예산 외 의무부담'에 해당하는 만큼 중앙투자심사를 받아야 한다는 유권해석을 내렸다.

 

법제처는 "도의회 동의를 받았다는 이유만으로 투자심사를 생략할 수는 없으며, 그렇게 해석할 경우 지방재정법의 재정건전성 확보 취지가 훼손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제주도는 사후 투자심사를 추진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논란이 커지자 제주도는 김종수 해양수산국장과 채인숙 국제물류추진단장 등 공무원 4명을 지난 25일 중국 칭다오로 파견했다. 제주도는 구체적인 출장 목적을 밝히지 않았지만 산둥원양해운그룹 측과 협정 내용과 향후 대응 방안을 협의하기 위한 것으로 알려졌다.

 

제주도 관계자는 "협정 변경 여부는 현재로서는 언급할 단계가 아니다"며 "화물선은 정상 운항 중이며 중앙투자심사 이행 방안도 내부 검토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까지 제주도가 사업에 투입한 예산은 모두 47억8500만원이다.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4월까지 중국 선사에 지급한 손실보전금은 15억8500만원이다.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7월까지 지급되는 용선료 32억원이 포함됐다. 여기에 취항 지연으로 실제 운영 기간은 두 달에 그쳤지만 하역업체에도 약 13억원의 비용이 지급됐다.

 

사업성도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700TEU급 화물선이 운항하고 있지만 현재 편도 평균 물동량은 10TEU 안팎에 불과하다. 중국 선사가 제주도에 제시한 연간 손실보전 규모는 미화 519만4000달러다. 제주도는 협정에 따라 선사의 손실액에서 화물 운임 수입을 제외한 금액을 매달 지급하도록 계약을 맺었다.

 

민선 9기 출범을 앞둔 위성곤 당선인은 사업을 유지하면서 구조를 개선할지, 중국 선사와 재협상을 통해 사업을 손질할지, 계약을 종료하고 새로운 국제물류 전략을 마련할지를 놓고 판단해야 한다.

 

사업을 중단할 경우 계약 해지에 따른 위약금과 법적 분쟁 가능성을 검토해야 하고, 사업을 유지할 경우에는 매년 수십억원 규모의 손실보전금 부담과 투자심사 논란이 계속될 수 있다.

 

취임과 동시에 쉽지 않은 선택을 앞둔 위성곤 당선인이 어떤 결정을 내릴지 제주~칭다오 국제 정기화물선 사업의 향방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제이누리=이기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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