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공직사회가 잇따른 비위 사건으로 다시 도마에 올랐다.
지난해에 제주시 종량제봉투 판매대금 수억원이 장기간 횡령된 사실이 드러났고, 최근에는 일부 공무원들이 초과근무를 신청한 뒤 실제 업무 대신 체력단련실을 이용하며 수당을 받아온 사실까지 적발됐다.
사건의 내용은 다르지만 도민들이 느끼는 실망감은 같다.
"도대체 행정 내부의 감시와 통제는 제대로 작동하고 있는 것인가"라는 의문이다.
제주시는 공무원 12명이 주말 초과근무를 신청한 뒤 실제 업무를 하지 않고, 청사 내 체력단련실을 이용한 사실을 확인했다고 지난 22일 밝혔다.
조사 결과 일부 직원은 2024년부터 같은 행위를 반복한 것으로 나타났다.
초과근무수당은 도민의 세금으로 지급된다. 정당한 근무 없이 수당을 받은 행위는 단순한 복무 위반을 넘어 공직 윤리 문제로 볼 수밖에 없다.
문제는 이러한 사건이 처음이 아니라는 점이다.
제주 공직사회는 최근 몇 년 사이 여러 비위 사건으로 논란을 겪어왔다.
대표적으로 제주시 종량제봉투 판매대금 횡령 사건은 행정의 허술한 관리 체계를 그대로 드러냈다.
담당 직원이 장기간 판매대금을 빼돌렸지만 내부 점검 과정에서 이를 발견하지 못했고, 감사 과정에서 뒤늦게 문제가 확인됐다.
감사위원회는 당시 관련자 징계와 제도 개선을 요구했고, 제주도는 현금 결제를 없애고 관리 체계를 강화하는 등 후속 대책을 마련했다.
그러나 제도 개선이 진행되는 과정에서도 또 다른 비위가 발생했다.
제주도청에서는 관급공사 업체로부터 금품과 차량을 받은 혐의로 기소된 간부 공무원이 실형을 선고받았고, 감사 과정에서는 사업 관리와 복지 업무 부실 사례도 잇따라 드러났다.
각 사건은 성격이 다르다. 하지만 공통적으로 지적되는 부분은 내부 통제 시스템의 부재다.
초과근무 기록과 실제 근무 여부를 제대로 확인하지 못했고, 금품 수수나 예산 집행 과정에서도 예방 기능이 충분히 작동하지 못했다.
결국 대부분의 문제는 사전에 차단되지 못한 채 감사나 수사 이후에야 드러났다.
더 큰 문제는 도민들의 불안감이다.
적발된 사건보다 적발되지 않은 문제가 더 있을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번 초과근무수당 부당 수령 사례 역시 별도의 감찰이 아니라 체력단련실 출입기록을 확인하는 과정에서 드러났다.
행정은 결국 신뢰를 바탕으로 운영된다.
도민들은 공직사회가 공정하고 투명하게 업무를 수행할 것이라는 믿음 아래 권한을 위임하고 세금을 낸다. 하지만 반복되는 비위 사건은 그 신뢰를 조금씩 무너뜨리고 있다.
도민들이 원하는 것은 사건이 터진 뒤의 징계와 사과가 아니다.
왜 비슷한 문제가 반복되는지, 이를 막기 위한 내부 감시 체계는 제대로 갖춰져 있는지, 그리고 또 다른 비위가 숨어 있지는 않은지에 대한 분명한 답과 실질적인 개선이다.
지금 제주 행정에 필요한 것은 또 하나의 대책 발표가 아니라, 도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신뢰 회복이다. [제이누리=이기택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