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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 발표, 메시지 공약 외 상호 검증은 ‘전무’ ... 긴장감 실종

 

"문자메시지도, 전화 오는 이도 없다."

 

20여일 전과 전혀 다른 상황이다. 6·3 지방선거를 고작 한 달 앞둔 제주도지사 선거판이 이례적으로 '고요한 국면'에 빠져들었다. 더불어민주당의 경선 당시 치열했던 공방과 달리 본선에서 후보 간 공방전은 거의 자취를 감춘 분위기다.

 

더불어민주당은 지난달 8일부터 10일까지 본경선을 실시했으나 과반 득표자가 나오지 않으면서 결선투표로 이어졌다. 이후 같은 달 16일부터 18일까지 진행된 결선투표 결과 위성곤 후보가 최종 후보로 확정됐다.

 

경선 과정에서는 문대림, 오영훈 후보 간 문자 동원 논란과 ‘1인 2투표’ 의혹, 유령당원 문제, 감산 규정 공방 등 각종 논란이 이어지며 최소 다섯 차례 이상의 충돌이 벌어졌다.

 

그러나 경선 종료 이후 선거 열기는 급격히 식었다.

 

현재 본선은 위성곤 후보를 비롯해 국민의힘 문성유, 진보당 김명호, 무소속 양윤녕 후보가 경쟁하는 4자 구도다.

 

각 후보들은 정책 발표에 집중하고 있고, 상대 후보를 겨냥한 검증이나 비판은 보기 드문 형국이다. 한바탕 태풍이 지나간 뒤의 적막감만 남은 것처럼 보이는 상황이다.

 

이 같은 ‘조용한 선거’는 실제 후보들의 최근 행보에서도 뚜렷하게 확인된다. 각 후보들이 상대를 향한 공세 대신 정책과 메시지에 집중하는 흐름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위성곤 후보는 지난달 29일 국회의원직을 사퇴하며 본격적인 도지사 선거 체제로 전환한 데 이어 30일 제주도선거관리위원회에 예비후보 등록을 마치고 공식 선거운동에 돌입했다. 같은 날 기자회견에서는 민생경제 회복과 1차 산업 지원, 기후·에너지 정책 등을 제시했다.

 

문성유 후보 역시 정책 행보에 집중하고 있다. 지난달 29일 제주도의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원도심 야간경제 활성화 공약을 발표하며 ‘돈 되는 밤’ 프로젝트를 제시했다. 앞서 산업구조 개편과 AI 지원센터 구축 등 공약을 연이어 내놓고 있지만 민주당 경선 당시와 달리 민주당 후보를 향한 직접적인 공세는 거의 없는 상황이다.

 

김명호 후보는 노동과 민생 중심 정책을 앞세운 조용한 선거운동을 이어가고 있다. 공공의료 강화와 불평등 해소, 제2공항 문제 재검토 등을 강조하고 있으나 거대 양당 후보를 향한 공격보다는 정책 메시지 전달에 무게를 두고 있다.

 

양윤녕 후보 역시 지역 순회 일정과 함께 생활 밀착형 공약을 제시하며 존재감을 키우고 있지만 다른 후보와의 충돌보다는 대안 제시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이처럼 주요 후보 4명 모두가 정책 발표 중심의 행보를 이어가면서 선거는 ‘공방 없는 경쟁’이라는 이례적인 흐름을 보이고 있다.

 

이 같은 흐름은 민주당 경선 과정에서 정치적 에너지가 상당 부분 소진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당내 경쟁이 과열되면서 본선까지 이어질 이슈 동력이 약화됐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더해 현재의 ‘무풍’흐름이 이미 판세가 일정 부분 굳어졌다는 인식에서 비롯된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야권 후보를 크게 앞서는 흐름이 반복되면서 후보 간 공방을 촉발할 동력 자체가 약해졌다는 것이다.

 

지난달 6일 발표된 제주지역 언론 5사(제주의소리·제주MBC·제주일보·제주CBS·제주투데이)가 코리아리서치인터내셔널에 의뢰해 4일부터 5일까지 실시한 제2차 합동 여론조사(제주도민 800명, 전화면접, 응답률 18.6%, 표본오차 ±3.5%p)에 따르면 민주당 후보군이 모두 야권 후보를 크게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 자세한 조사 결과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누리집에서 확인할 수 있다>

 

 

가상대결에서 문대림 후보는 51%를 기록해 국민의힘 문성유 후보(11%)를 크게 앞섰다. 김명호 후보 2%, 양윤녕 후보 1% 순으로 조사됐다.

 

오영훈 후보 역시 43%로 문성유 후보(12%)와 31%p 격차를 보였다. 김명호 2%, 양윤녕 1%로 나타났다.

 

위성곤 후보를 가정한 대결에서도 48%를 기록하며 문성유 후보(13%)를 35%p 차이로 앞섰다. 김명호 1%, 양윤녕 후보는 유의미한 수치를 얻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민주당 후보가 누구로 나서더라도 두 자릿수 격차의 우세가 확인되면서 선거 초반 판세는 민주당에 유리하게 형성된 것으로 분석된다.

 

정당 지지도 역시 민주당 강세가 뚜렷했다. 민주당은 63%로 2월 조사보다 7%p 상승한 반면 국민의힘은 18%로 5%p 하락했다. 조국혁신당 3%, 개혁신당 1%, 진보당 1% 순이었다.

 

다만 ‘지지 후보 없음’과 미결정층이 30%대 중반에서 40%대 초반에 달해 향후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 같은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정치권 일각에서는 “경선에서 이미 사실상 승부가 갈린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정치권 관계자는 “현재 선거는 후보 간 경쟁보다는 각자 메시지를 내는 수준에 그치고 있다”며 “판세를 흔들 변수나 쟁점이 등장하지 않으면 이 같은 분위기가 고착화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남은 변수는 TV토론 등 공식 선거 일정이다. 후보 간 직접 토론이 본격화될 경우 공방이 재점화될 가능성도 있지만 현재로서는 ‘조용한 선거’ 기조가 유지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제이누리=이기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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