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이란 간 군사 충돌로 국제 유가가 급등하면서 제주 경제 전반에 연쇄적인 영향이 나타나고 있다. 항공 유류할증료 인상부터 관광 수요 위축 우려, 물가 상승 가능성까지 이어지며 제주 지역 경제가 긴장하고 있다.
25일 관광·항공업계 등에 따르면 미국과 이란 간 무력 충돌 이후 국제 유가가 상승세를 보이면서 항공사들이 잇따라 유류할증료 인상에 나섰다. 제주 관광산업은 항공 의존도가 높은 구조인 만큼 직접적인 영향이 불가피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 제주항공은 다음달 발권 국제선 항공권에 적용되는 유류할증료를 대폭 인상했다. 이달 기준 미화 9~22달러 수준이던 국제선 유류할증료는 다음 달 29~68달러로 크게 오른다.
구간별로 보면 후쿠오카·마쓰야마·히로시마 등 일본 단거리 노선은 9달러에서 29달러로 인상됐고, 도쿄·삿포로 노선은 11달러에서 37달러로 상승했다. 제주항공 노선 중 가장 장거리인 싱가포르·덴파사르·바탐 노선은 22달러에서 68달러로 세 배 이상 오르며 가장 큰 폭의 인상을 기록했다.
항공업계는 유가 상승이 장기화될 경우 국내선에도 추가 비용 인상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제주 관광의 상당수가 항공편을 이용하는 만큼 여행 비용 상승은 관광 수요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국제 분쟁이 항공·관광 산업에 미친 영향은 과거 사례에서도 확인된다.
대표적인 사례는 2001년 9·11 테러 이후다. 당시 전 세계 항공 수요는 단기간에 약 30% 가까이 감소했고, 이후에도 약 5~7% 수준의 감소 효과가 수년간 이어진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국제선 이용객 감소가 두드러지면서 관광 산업이 큰 타격을 입었다.
1991년 걸프전 당시에도 비슷한 흐름이 나타났다. 걸프전 발발 이후 유럽 지역 항공 승객은 약 6~10% 감소했고, 일부 국제선 이용객은 20% 이상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중동 지역 인근 노선은 운항이 중단되거나 축소되면서 항공 산업 전반이 위축됐다.
최근에도 중동 지역 긴장이 고조되면서 일부 항공사들이 중동 노선 운항을 중단하거나 감축했고, 여행 수요 감소로 국제선 예약률이 떨어지는 사례가 이어졌다. 여기에 항공유 가격 상승으로 항공요금이 인상되는 현상도 동시에 발생했다.
이 같은 흐름은 제주 지역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 제주도는 관광 산업 의존도가 높고 항공편이 사실상 유일한 주요 이동 수단이기 때문이다. 국제 정세 불안으로 여행 심리가 위축되면 국내 여행 수요 역시 감소하는 경향이 나타나고, 이는 제주 관광객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제주 관광 산업은 외부 변수에 민감하다. 과거 코로나19 상황에서도 항공편 감소와 함께 관광객 수가 급감하며 지역 경제가 크게 위축된 경험이 있다. 국제 분쟁 역시 유사한 흐름을 보일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이다.
관광뿐 아니라 물류비 상승도 부담이다. 제주 지역은 대부분의 물자가 해상·항공 운송에 의존하는 구조여서 유가 상승은 곧 생활 물가 상승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식료품과 공산품 운송비 증가가 가격 인상으로 전가될 수 있기 때문이다.
농수산업계도 긴장하고 있다. 제주 농산물은 육지 반출 비중이 높아 운송비 상승이 농가 부담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유류비 상승은 어선 운영 비용 증가로도 이어져 수산업계 역시 부담이 커질 전망이다.
지역 경제계 관계자는 “제주는 항공과 해상 운송 의존도가 높은 섬 경제 구조”라며 “중동 지역 긴장이 장기화될 경우 관광·물류·물가까지 연쇄적으로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미국과 이란 간 긴장이 지속될 경우 국제 유가 상승이 장기화될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제주 관광과 지역 경제에도 적지 않은 파장이 예상되고 있다. [제이누리=이기택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