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라비·모지·좌보미·용눈이오름, 1만5000년 전 일직선으로 분출했다"

  • 등록 2025.12.19 13:5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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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출과정.형성시기 단계적 확인 가능성" ... 분출시기 추정 첫 사례

 

제주 동부지역 '오름'(기생화산) 중 용눈이오름을 비롯, 한 줄로 서 있는 주요 오름 4곳이 1만5000여년 전 화산활동 당시 동시에 분화하며 생성된 것으로 추정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제주도 세계유산본부는 제주 동부 지역 따라비·모지·좌보미·용눈이 오름 4곳이 약 1만5000~1만6000년 전 북동–남서(NE–SW) 방향 선상 열극을 따라 연속적으로 분출한 화산활동으로 추정된다고 19일 밝혔다.

 

그동안 제주 오름들이 일렬로 배열된 사례가 보고되며 선상(열극) 분출 가능성이 제기됐다. 구체적인 분출 시기를 추정해 제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다만, 모지오름과 좌보미오름 사이에 있는 영주산은 시기적으로 봤을 때 상당 기간 앞서 형성된 것으로 추정돼 같은 지각의 이동에 따른 열극에 의해 형성된 것은 아닌 것으로 분석됐다.

 

극을 따른 선상 화산 분출은 아이슬란드 라키(1783~1784), 카나리제도 란사로테섬(1730~1736) 등 해외에서 여러 사례가 보고된 바 있다.

 

제주도는 화산활동 이후 상당한 시간이 경과한 지역이다.

 

이번 연구에서는 현장 지질조사를 통해 지형·지질 분포를 분석하고, 용암층 사이 고토양층(paleosol) 등 연대측정 자료를 종합해 선상 분출의 시공간적 연관성을 밝혀냈다. 고토양층은 화산 분출에 따른 용암층이나 화산재층 사이에 존재하는 토양층으로, 고토양층은 각 오름의 분출 연대를 측정할 수 있는 주요 단서다. 화산체들 사이에 고토양층이 발견되지 않으면 해당 화산체들은 비슷한 시기에 생성된 것으로 추정하는 방식이다. 

 

제주도 한라산연구부는 2025년부터 2028년까지(4개년) 제주 전역 정밀지질도 작성 연구를 자체 추진중이다. 올해 1차 연도 연구로 동부 지역 590㎢를 대상으로 조사를 수행했다. 조사 지역에는 120여 개 오름(소화산체)이 분포한다.

 

 

연구진은 이 가운데 90여 개 오름에 대해 시료 채취와 암석 성분 분석, 용암 분포 범위 도면화(지도화)를 진행했다.

 

또한 각 오름의 분출 연대를 정밀하게 추정할 수 있는 용암층 사이 고토양 52개소를 확인하는 성과를 거뒀다.

 

현장 지질조사에서 확인되는 용암층 사이 고토양층은 분출과 분출 사이의 휴지기를 보여주는 지층이다. 개별 오름의 형성 시기와 분출 순서를 구체적으로 밝힐 수 있는 핵심 자료로 평가된다.

 

연구를 수행한 안웅산 박사는 “이번에 확인된 선상 분출 패턴과 시기는 향후 제주와 한반도 주변에 작용한 힘의 방향, 즉 응력장의 시간적 변화를 해석하는 데 중요한 자료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시공간적으로 연계된 화산활동은 마그마 공급, 지하 균열의 형성과 방향, 지각에 작용하는 힘, 마그마 성분과 가스 함량 등 여러 조건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며 “앞으로 지형·지질 분포, 암석 성분 분석, 연대측정 등 정량 자료를 추가로 확보해 이들 요인의 영향을 종합적으로 해석해 나갈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고종석 제주도 세계유산본부장은 “이번 연구 결과는 제주 전역 오름의 분출 과정과 형성 시기를 단계적으로 복원할 수 있는 가능성을 확인한 것”이라며 “정교한 정량 분석과 연대 측정을 위한 예산 확보와 기술 교류 확대를 통해 계획 기간 내 제주 오름의 가치와 화산활동 특성 규명에 박차를 가하겠다”고 말했다. [제이누리=이기택 기자]

이기택 기자 jnuri@jnuri.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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