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전통 축구대회인 백호기 응원 문화와 관련해 국가인권위원회가 개선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내놨다. 다만 학생 강제 동원 등 인권침해가 있었다는 진정은 기각했다. 2025 백호기 결승전에서 대기고와 오현고가 응원전을 벌이고 있다. [출처=제주MBC 유튜브 캡쳐]](http://www.jnuri.net/data/photos/20250834/art_17558472541504_6e4f7b.jpg?iqs=0.6273017753356154)
제주도 전통 축구대회인 백호기 응원 문화와 관련해 국가인권위원회가 개선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내놨다. 다만 학생 강제 동원 등 인권침해가 있었다는 진정은 기각했다.
22일 관계 당국에 따르면 인권위는 지난달 18일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 이번 사안은 지난해 한 고등학생이 백호기 응원 과정에서 인권을 침해당했다며 제기한 진정에서 비롯됐다.
백호기는 1971년 시작된 제주 전통의 축구대회다. 제주도교육청이 공동 후원한다. 경기 결과 못지않게 응원단의 카드섹션 등 집단 응원 문화가 대회를 대표하는 상징으로 자리 잡았지만 군사문화의 잔재라는 비판도 꾸준히 제기돼 왔다.
실제 지난 4월 열린 대회 결승전에선 응원 연습을 하던 학생 2명이 어지러움과 허리 통증을 호소해 병원으로 이송되기도 했다.
인권위는 진정인이 주장한 '학생 강제 동원' 부분에 대해 가정통신문을 통한 참여 의사 확인, 학생회 담당교사가 단체 채팅방을 통해 자율 참여 원칙을 안내한 점 등을 들어 기각했다. 자체 조사 설문에서도 학생들의 참여 선택권 보장 수준이 5점 만점에 4점대로 나타난 점도 반영됐다.
응원 연습 과정에서의 폭언 논란 역시 일부 간부 학생의 고성과 명령조 발언은 확인했지만 인간 존엄성을 침해할 수준은 아니라고 판단했다. 응원 불참 학생에 대한 복귀 차량 미제공, 2차 피해 의혹 등도 모두 기각됐다.
다만 인권위는 응원 문화 자체에 대한 개선 필요성을 분명히 했다.
인권위는 "응원 연습에 불참한 학생들이 별다른 대체 프로그램 없이 현장에서 시간을 보내도록 한 점은 실질적인 선택권을 보장하지 못한 것"이라며 "불참 학생들에게 대체 활동을 제공하는 등 응원 참여 여부에 따른 선택권이 확보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강제성과 집단성을 최소화하고 학생 모두가 즐길 수 있는 응원 문화를 개발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진정을 제기한 학생은 이날 국가인권위 제주출장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제주도교육청이 인권위 의견을 토대로 개선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제이누리=김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