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민 의견 수렴 혼선 속 '여론조사 기습 공개' … 행정체제 논의 더 꼬이나

  • 등록 2025.08.06 17:3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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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제주도당, 2개월 전 자체 조사 결과 전격 공개 … 내부 소통 부재에 혼란 가중

 

제주형 행정체제 개편을 둘러싼 도민 여론 수렴 과정이 혼선을 빚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더불어민주당 제주도당이 자체 여론조사 결과를 전격 공개하면서 논란이 커지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제주도당은 6일 '제주시 분할'에 대한 도민 반대 의견이 포함된 여론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이번 조사는 지난 5월 30일부터 31일까지 도민 3005명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제주시 갑·을, 서귀포시 등 선거구별로 각 1000명의 응답을 수집했다.

 

원래 이 조사는 제21대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실시된 것이다. 행정체제 개편 관련 문항은 당시 정치 지형에 대한 여론 파악 과정에서 함께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시장과 시의원을 주민이 선출하는 제주형 행정체제 개편안에 대해선 찬성 60%, 반대 19.4%, 유보 20.6%로 찬성 여론이 높았다. 반면 제주시를 동·서 제주시로 분할하는 안에 대해서는 찬성 35.9%, 반대 43.1%, 유보 21.0%로 반대 응답이 더 많았다.

 

세부 지역별로는 제주시 갑 선거구(서제주시)에서 찬성 34.0%, 반대 45.3%, 제주시 을 선거구(동제주시)에서는 찬성 31.9%, 반대 47.7%로 각각 반대가 우세했다. 서귀포시에서는 찬성 43.3%, 반대 34.2%로 제주시 지역과 상반된 결과를 보였다.

 

여론조사 결과가 예상보다 빠르게 공개되자 더불어민주당 내부에서도 혼선이 감지된다. 조사 시점은 두 달 전이지만 공개 시점은 이상봉 제주도의회 의장이 도민 여론조사를 제안한 바로 다음날이어서 정치적 해석도 뒤따른다.

 

이번 여론조사 공개는 김한규 더불어민주당 의원(제주시을)이 지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제주도당은 "비공개 자료였으나 최근 행정체제 개편 논의가 본격화된 만큼 도민 여론 공유 차원에서 공개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응답자의 약 20%가 판단을 유보한 점은 충분한 정보가 제공되지 않았다는 의미로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정가 일각에서는 해당 공개가 김 의원의 지역구 여론을 고려한 전략적 판단이라는 해석도 제기된다. 동제주 지역에서 반대 여론이 높은 점을 감안하면 지역 기반을 강화하기 위한 행보라는 시각이다.

 

이번 여론조사 공개로 곤란한 입장에 처한 인사는 위성곤 더불어민주당 의원(제주 서귀포시)과 오영훈 제주지사다. 위 의원은 3개 기초자치단체 설치를 골자로 한 법안을 대표 발의한 당사자이다. 오 지사는 행정체제 개편을 도정의 주요 과제로 삼아온 인물이다.

 

앞서 이 의장은 도민 의견 수렴을 위한 여론조사 실시를 공식화한 바 있다. 이번 조사 결과 공개로 여권 내부 협의 없이 이뤄진 독자적 행보가 드러나며 또 다른 갈등으로 번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제이누리=김영호 기자]

김영호 기자 jnuri@jnuri.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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