빼곡한 통화 기록 … 제주 중학교 교사 유족 "끝없는 괴롭힘 내몰려"

  • 등록 2025.05.24 10:4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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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학년 담임 맡아 지도하던 학생 가족의 '아동 학대' 민원 반복 ... 사과에도 지속된 괴롭힘

 

지난 22일 극단적 선택으로 숨진 채 발견된 제주 모 중학교 교사 유족은 A씨가 학생 가족의 지속적인 민원과 항의로 극심한 스트레스에 시달렸다고 증언했다.

 

24일 유족 측에 따르면 3학년 담임이었던 A씨는 3월부터 최근까지 등교하지 않는 학생 1명을 지도하는 과정에서 학생 가족으로부터 '아동 학대'라는 취지의 반복 민원을 받았다.

 

A씨 아내는 "학생 가족이 아침부터 저녁까지, 평일과 주말 가리지 않고 개인 휴대전화로 수십 통씩 전화해 항의했다"고 말했다.

 

실제로 유족이 공개한 A씨의 통화기록에는 가족의 잦은 전화 내역이 남아 있었다. 이들 가족은 제주도교육청 홈페이지에도 "A 교사가 학생에게 언어폭력을 행사했다"는 민원을 제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학생이 졸업하지 못할까 봐, 민원을 받으면서도 학생 가족에게 등교 여부를 알리고 학생에게는 진단서 제출을 요구하며 지도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지속적인 항의에 시달리며 지난 19일 학교 측에 병가를 쓰고 싶다고 알렸지만, 결국 쓰지 못했다.

 

특히 학생 가족이 "학교를 찾아가겠다"고 해 병가를 미뤘지만 학생 가족은 오지 않았다.

 

A씨 아내는 "남편이 사과까지 했지만 학생 가족은 ‘사과하지 말라’, ‘벌은 알아서 받으라’고 하며 계속 괴롭혔다"며 "남편이 억울함에 극도로 내몰려 극단적 선택을 한 것 같다"고 말했다.

 

앞서 A씨는 지난 22일 새벽 0시 46분 제주시 모 중학교 창고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A씨 아내의 신고를 받고 학교 주변을 수색하던 중 A씨를 발견했다.

 

교무실에서 발견된 유서에는 "학생 가족과의 갈등으로 힘들었다"는 취지의 내용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학교에 폐를 끼치고 싶지 않다"며 학교 측에 해당 사실을 알리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제이누리=김영호 기자]

김영호 기자 jnuri@jnuri.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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