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섬식정류장 예산 낭비 아냐" … 해명에도 '전시행정' 비판 여전

  • 등록 2025.05.20 17:53:15
크게보기

"환경부 보조금 제외 문제 없어, 8월 인증 기대" ... 정류장 예산 지적엔 "세종시는 7억"

 

제주도가 제주시 서광로 일대에 도입한 섬식 버스정류장과 관련한 예산 낭비와 전기버스 보조금 제외 논란에 대해 "사실과 다르다"며 해명에 나섰다. 하지만 도민 민원과 온라인상 비판이 이어지며 해명만으로는 부족하다는 지적도 여전하다.

 

20일 제주도에 따르면 서광로 섬식정류장 개통 이후 보름간 도청 민원 게시판에는 모두 25건의 민원이 접수됐다. 도로 정체 8건, 시외버스 정차 6건, 양문형 전기버스 3건, 택시 2건, 섬식 정류장 구조 관련 3건 등 다양한 유형의 불편이 포함됐다.

 

예산 낭비 지적에 대해 도는 "1단계 사업 전체 예산은 318억원이며 이 중 서광로 구간은 87억원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2·3단계 사업은 교통 흐름과 성과 평가를 거쳐 추진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특히 논란이 된 양문형 전기버스 도입 비용에 대해서는 "기존 노후 버스 교체 예산과 큰 차이가 없다"고 밝혔다.

 

해당 차량의 단가는 일반 저상버스와 유사한 3억7500만~3억8500만원 수준이라는 설명이다. 

 

그러나 최근 환경부가 전기차 보조금 지급 기준을 강화하면서 사업 추진에는 변수도 생겼다. 환경부는 올해부터 1회 충전 주행거리 350㎞ 이상 차량에 한해 보조금을 지급하도록 기준을 개정했다. 도가 도입한 양문형 전기버스는 332㎞ 주행거리로 기준에 미달해 보조금 지급 대상에서 제외됐다.

 

이에 따라 하반기 동광로 구간에 추가 투입 예정인 43대 차량도 보조금 지원이 불확실한 상태다. 보조금이 지급되지 않을 경우, 약 20억원 이상의 추가 재정부담이 도에 발생하게 된다.

 

이와 관련해 도는 "차량 제조사인 우진산전이 배터리 성능 개선 작업을 진행 중이며 오는 8월까지 환경부 인증을 받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보조금 재인증은 기술적으로 어렵지 않으며 시간 문제일 뿐 행정 절차상 무리 없이 진행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섬식정류장 조성 예산을 둘러싼 논란에 대해서도 도는 "1곳당 3억5000만~4억원 수준으로 조성됐으며 세종시의 경우 1곳에 7억원이 투입된 사례도 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세종시 사례는 거센 시민 반발을 불러온 대표적 '외관 중심 전시 행정'의 예로 지적되고 있다. 고급형 신교통형 간선급행버스체계(BRT) 정류장에는 스크린도어와 LED 미디어 등 화려한 외양이 갖춰졌지만 정작 시민 편의성은 뒷전이라는 비판이 잇따랐다.

 

실제로 세종 도담동 BRT 정류장에서는 굴절버스와 스크린도어의 규격이 맞지 않아 결국 스크린도어를 철거하는 사태까지 벌어졌다.

 

이를 두고 세종시 시민들 사이에서는 "형식만 갖춘 채 현실을 고려하지 않은 보여주기식 행정"이라는 비판이 거세게 일었다.

 

이 같은 사례를 근거로 도 역시 무리한 확장 추진보다는 실효성과 이용자 편의성을 우선시해야 한다는 요구가 커지고 있다.

 

한편 도는 섬식정류장 구조에 대해 "보행자 공간 침해를 최소화했고, 공사비 22% 절감, 공사기간 25% 단축 효과도 거뒀다"고 강조했다. [제이누리=김영호 기자]

김영호 기자 jnuri@jnuri.net
< 저작권자 © 제이누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추천 반대
추천
1명
100%
반대
0명
0%

총 1명 참여





제주특별자치도 제주시 원노형5길 28(엘리시아아파트 상가빌딩 6층) | 전화 : 064)748-3883 | 팩스 : 064)748-3882 사업자등록번호 : 616-81-88659 |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제주 아-01032 | 등록년월일 : 2011.9.16 | ISSN : 2636-0071 제호 : 제이누리 2011년 11월2일 창간 | 발행/편집인 : 양성철 | 청소년보호책임자 : 양성철 본지는 인터넷신문 윤리강령을 준수합니다 Copyright ⓒ 2011 제이앤앤㈜. All rights reserved. mail to jnuri@jnuri.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