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출신 영화감독 오멸이 제주4.3을 다룬 영화 ‘지슬: 끝나지 않은 세월2’를 이유로 박근혜 정권의 블랙리스트에 오른 것이 확인됐다. 물론 그 탓(?)에 차기작 지원대상에서도 배제된 것으로 박영수 특검팀 조사결과 드러났다.
박영수 특별검사팀은 지난 7일 김기춘 전 대통령 비서실장과 조윤선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김상률 전 대통령 교육문화수석, 김소영 전 대통령 문화체육비서관 등 4명을 직권남용·강요 등의 혐의로 기소했다
오멸 감독이 블랙리스트에 오른 건 이들을 기소하면서 박 특검팀이 내놓은 공소장에서 확인됐다.
특검팀이 법원에 제출한 공소장에는 박근혜 정권이 지원대상에서 배제한 문화예술계 인사·단체 374건이 지목됐다. 세월호를 다룬 영화 <다이빙벨> 상영으로 곤욕을 치른 부산국제영화제의 지원금을 대폭 삭감하는 등 각종 지원사업 배제 등의 실제 사례가 포함됐다.
그 결과 오멸은 제주해녀를 다룬 차기작 <바당감수광>을 제작하기 위해 지난 2015년 영화진흥위원회 예술영화 지원사업에 응모했지만 까닭 모를 탈락의 결론만 들었다.
오멸 주변 인사들은 “서류상 평가점수는 낮지 않았는데 여러 경로로 알아보니 <지슬>의 감독이어서 안된다는 말을 들었었다. 결국 이렇게 배제한 것을 이제야 알았다”며 분노를 표시했다.
특검팀은 오멸 감독이 블랙리스트에 오른 사유에 대해 “‘제주4.3 사건을 다룬 영화 <지슬>을 연출했고, 연출자가 진보성향’이란 이유였다”고 공소장에 적시했다.
제주해녀의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 등재에 맞춰 전국 관객에게 소개하려던 오멸 감독의 영화 <바당감수광>은 아직 제작·개봉일정이 불투명한 상태다. 오 감독은 현재 세월호를 다룬 김탁환 작가의 소설 ‘거짓말이다’의 영화제작 연출자로 참여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제이누리=양성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