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한라산 백록담 분화구가 1만9000년 전에 형성된 것이란 추정분석결과가 나왔다 .
한라산천연보호구역 기초학술조사 용역최종보고회가 오는 19일 오후 2시부터 한라수목원 생태학습관 시청각실에서 열린다.
한라산천연보호구역 기초학술조사는 문화재청 지원으로 추진되는 학술조사 사업이다. '한라산천연보호구역'보존을 위해 지형·지질, 동식물, 기후 등 주요 영향인자에 대한 체계적 기초자료를 확보해 장기적 대응방안 수립의 학술적 토대를 마련하기 위해서다.
1차 연도 학술조사 용역은 용역비 3억8000만원을 투입, 한국지질자원연구원에서 지난 3월부터 12월24일까지 9개월 동안 수행했다.
이번 학술조사는 그 추진과정에서 돌매화나무 최대군락지 및 희귀 송라지의류 발견 등 활발한 연구 활동으로 세간의 관심을 모았다. 지난 9월에는 국내 최초로 백록담 퇴적층 시추를 시도해 작업 당시부터 많은 이목이 집중되기도 했다.
최종보고회에서는 지형·지질 분야에 있어 항공라이다 측량으로 백록담을 포함한 천연보호구역의 지형적 형태를 정량화해 제시한다. 또 지형·지질 조사결과, 지형 침식유형과 패턴 등을 보고할 계획이다.
특히 침식의 경우 그 특징에 따라 초지, 암석, 하천과 계곡, 산림, 등산로 지대로 구분해 침식 패턴을 파악했다.
이와 함께 동·식물 조사 분야에서는 백록담을 포함한 1700m 이상의 식생 및 식물상, 거미류, 지렁이류, 토양미소동물, 버섯류 및 지의류 등에 있어 신종 후보종 및 한국 미기록 종을 다수 보고한다. 이러한 새로운 생물자원 발굴은 한라산 동식물의 다양성 및 고유성을 보여주는 자료로 활용될 전망이다.
백록담 분화구 형성시기도 이번 조사에서 밝혀졌다.
1990년대 일본과 국내 학자들이 연대조사에 나서 당시 한라산 생성시기를 2만4000년 전으로 추정한 게 현재까지 마지막 조사다.
그러나 지난 9월 백록담 시추조사를 통해 시추 16m 지점에서 방사성 탄소연대는 1만4000년, 시추 30m 지점에서는 1만9000년의 방사성탄소연대를 획득했다.
결국 한라산 백록담 분화구는 퇴적연대 보다 이른 시기인 1만9000년 전에 형성된 것으로 추정됐다.
김홍두 제주도 세계유산본부장은 “이번 학술조사는 그간의 연구와 달리 위치에 기반을 둔 정량화된 자료를 확보하는데 많은 노력을 기울인 연구"라며 “백록담 퇴적층 연구는 이제 막 시작하는 단계로 연구결과는 제주도 고기후 연구가 향후 동아시아 기후 변화의 지침으로 확대 활용될 수 있는 가능성을 충분히 보여준 것"이라고 말했다. [제이누리=김리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