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명 '고유정 의붓아들 의문사 사건'의 부실수사 의혹을 제기하는 국민청원이 청와대 홈페이지 국민청원 코너에 올라왔다. 단 몇 시간만에 7800명 동의를 넘어섰다.

게시자는 고유정의 현 남편이자 숨진 아이의 친아버지인 H(37)씨다. 그는 현재 아들 사망사건의 과실치사 피의자로 경찰의 수사를 받고 있다.

'고유정 의붓아들 사망사건 관련 청주상당경찰서의 부실, 불법 수사 의혹에 대한 철저한 조사와 처벌, 그리고 이에 관한 민갑룡 경찰청장님의 답변을 바랍니다'란 제목의 청원이 29일 오전 청와대 홈페이지 국민청원 코너에 등장했다.

자신을 숨진 아이의 친아버지라고 밝힌 청원인은 "지난 5개월 동안 경찰로부터 친아들 A를 살해하거나 실수로 죽게 한 혐의로 피의자로 입건돼 조사받고 있다"면서 "억울하고 또 억울하다. 분해서 견딜 수가 없다. 민갑룡 경찰청장은 모든 모든 수사관들에 대한 부실.불법 수사 의혹에 관해 철저하게 조사해 달라"고 촉구했다.

청원인은  "경찰 수사에서 가장 아쉽고 분통터지는 점은 경찰이 처음부터 나만을 피의자로 지목했다는 것"이라면서 "내가 의심 받아야 한다면 최소한 고유정과 내가 모두 동등한 피의자로서 고려됐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경찰은 고유정의 말만 믿고 내가 잠을 자다가 잠버릇으로 아들을 눌러 질식 시켜 숨지게 했을 가능성만 고수하고 있다"며 "경찰이 자신들의 부실 수사를 덮기 위해 죄 없는 사람을 몰아가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경찰에 대한 신뢰는커녕 사실상 고유정의 조력자 역할을 하는 경찰의 모습을 보고 너무나 억울하고 참담한 심정"이라면서 "민갑룡 경찰청장은 부실·불법수사 의혹에 대해 철저하게 조사하고 책임있는 자들을 엄중히 처벌해 달라"고 호소했다.

청와대는 국정 주요 현안과 관련해 30일 동안 20만명 이상의 국민들이 추천한 청원에 대해서는 청와대 수석이나 각 부처 장관이 청원 마감 이후 30일 이내에 답변하도록 하고 있다. 

청와대는 지난 4일 '고유정 사형 청원'게시글이 공식답변 기준을 넘자 청원답변공개 라이브(Live) 방송을 통해 "법 집행을 지켜보자"는 취지의 답변을 낸 바 있다.

한편 충북 청주상당경찰서는 지난 24일 '고유정 의붓아들 의문사 사건'과 관련해 고유정의 현남편 H씨를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변재철 충북경찰청 강력계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A군 사망사건을 처음부터 단순질식사로 결론낸 적 없다"면서 "타살이나 과실치사에 무게를 두고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법의학 전문가 등 자문을 거쳐 신중하게 수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전날 한 언론은 지난 3월2일 숨진 A군의 사망 당시 사진 6장을 입수해 타살 가능성을 제기했다. 

보도에 따르면 사진 속 A군의 모습은 무언가에 얼굴이 짓눌린 정황이 보였다.

현남편 H씨는 A군의 눈 주위에 새겨진 무늬가 선명하게 남아 있는 점, 목 뒤에 멍 자국과 무언가에 의한 상처 자국이 선명한 점 등을 토대로 타살 의혹을 제기했다.

A군은 지난 3월2일 오전 10시경 충북 청주시 상당구 아파트에서 친아버지 H씨와 잠을 자던 중 숨졌다.

당시 안방에서 따로 잠을 자던 고유정은 남편 H씨의 비명을 듣고 거실로 나와 119에 신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고유정은 경찰 조사에서 "감기에 걸려 다른 방에서 잠을 잤다. 남편이 '아이가 숨을 쉬지 않는다'며 아이를 둘러업고 나와 119에 신고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고유정은 이와 별개로 지난 5월25일 전 남편 강모(36)씨를 살해하고 시신을 훼손.은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다음달 12일 첫 공식재판을 앞두고 있다. [제이누리=이주영 기자]